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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6살짜리 아이 손을 잡고 아르떼뮤지엄 강릉에 들어섰을 때 생각한 것 보다 잘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미디어아트라는 말만 들었을 땐 그냥 빔프로젝터 몇 개 켜둔 공간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꽃밭 속에서 사슴이 걸어 나오고, 아이가 사슴을 손으로 터치하자 몸에서 꽃잎이 피어나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와" 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8세 자녀와 함께하는 강릉 당일 코스부터, 캠퍼들 사이에서 '꿈의 캠핑장'이라 불리는 연곡해변 솔향기캠핑장까지 제가 직접 겪어보고 고른 루트를 담았습니다.
아르떼뮤지엄 강릉, 8세 아이와 가면 어떤가요
아르떼뮤지엄 강릉은 단순한 전시관이 아닙니다. 실감형 미디어아트(Immersive Media Art), 그러니까 시각과 청각, 향기까지 더해 관람객이 화면 속 장면에 실제로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주는 체험 전시 방식을 구현한 공간입니다. 강릉의 자연을 테마로 한 국내 최대 규모답게 내부가 거울 벽면으로 이루어진 방들이 이어지는데, 처음 들어섰을 때 공간이 실제보다 훨씬 넓어 보이는 착시가 꽤 강렬합니다.
제가 2년 전 방문했을 때 아이가 6살이었는데, 그 나이에도 한 시간 넘게 질리지 않고 뛰어다녔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인터랙티브 체험 구역인 LIVE SKETCHBOOK이었어요. 인터랙티브(Interactive)란 관람객의 행동에 화면이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방식을 뜻하는데, 아이가 종이에 직접 공룡이나 물고기를 색칠해 스캐너에 넣으면 대형 스크린 위에서 자기가 그린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겁니다. 8세 아이들이 가장 열광하는 구역이라는 말이 정말 실감 나더군요.
지금은 달토끼 특별전이 진행 중이라고 하니 저도 이번에 다시 방문해보려 합니다. 2년 전에 봤던 공간과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이때 느낀 건 '이 전시는 한 번 왔다고 끝이 아니구나'라는 점이었습니다. 요금은 어린이(초등학생) 기준 입장권 12,000원, 음료 포함 패키지권은 15,000원입니다(출처: 아르떼뮤지엄 공식 홈페이지). 주말이라면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들어가는 게 그나마 덜 붐빕니다. 그리고 내부가 어둡고 거울이 많아 아이가 신나서 달리다 부딪히기 쉬우니 반드시 손을 잡고 이동하세요.
경포아쿠아리움과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동선이 핵심입니다
아르떼뮤지엄을 나오면 주차장에서 걸어서 3~5분 거리에 경포 아쿠아리움이 붙어 있습니다. 차를 옮길 필요가 없다는 게 생각보다 큰 장점이에요. 아이 데리고 다시 주차하고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상당히 빠지거든요.
규모만 따지면 코엑스 아쿠아리움이나 아쿠아플라넷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그건 솔직히 인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가보니 경포 아쿠아리움의 강점은 규모가 아니라 체험형 콘텐츠의 밀도에 있었습니다. 거북이와 비단잉어 먹이 주기, 닥터피시 체험, 터치풀에서 해양 생물을 직접 만지는 경험은 아이 입장에서 유리 너머로 물고기를 보는 것보다 훨씬 기억에 남습니다. 현금 1,000원짜리 지폐 몇 장 챙겨가면 먹이 체험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 꼭 미리 준비하세요. 내부에 물고기 키즈카페도 있어서 관람 중간에 아이가 잠깐 쉬어가기도 좋습니다. 어린이 입장료는 36개월~초등학생 기준 16,000원입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아르떼뮤지엄 인근 초당동에서 차로 2분 거리인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아이에게 교과서에서 봤던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 그리고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여류 시인 허난설헌 이야기를 생가터에서 직접 설명해 줄 수 있다는 게 저는 꽤 의미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생가터 뒤편으로 펼쳐지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길이 압도적입니다. 실내 인공 조명에서 벗어나 피톤치드 가득한 솔숲을 아이와 함께 걸으며 스냅사진 찍기에 이보다 좋은 곳이 없더군요. 월요일은 기념관이 휴무이니 방문 요일을 미리 확인하세요.
아빠표 강릉 당일 동선, 이렇게 짰습니다
아이와 여행할 때 동선 설계를 잘못 하면 이동 시간에 체력이 다 빠지고 정작 중요한 곳에서 흐지부지됩니다. 제 경험상 이건 꽤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아르떼뮤지엄을 기점으로 도보와 차량 이동 거리를 최소화한 루트를 직접 짜봤습니다.
오전 10시에 아르떼뮤지엄 강릉에 입장해 약 1시간 30분~2시간 관람을 마치면, 걸어서 바로 경포 아쿠아리움으로 이동합니다. 낮 12시 전후로 아쿠아리움 체험을 마치고 나오면, 아르떼뮤지엄 바로 인근인 초당동에서 점심 식사를 합니다. 초당순두부마을이 여기 있거든요. 아이가 먹기 좋은 맵지 않은 하얀 순두부와 두부탕수육을 파는 집들이 많아 부담 없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 1시 30분~2시쯤 식사를 마치고 차로 2분 이동하면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입니다. 오후의 솔숲은 빛이 나무 사이로 들어와서 사진이 정말 잘 나옵니다. 이 정도면 오후 4시 전에 모든 코스를 여유 있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
추천 당일 동선 요약
- 오전 10:00 — 아르떼뮤지엄 강릉 입장 (약 1시간 30분~2시간, 오픈 직후 입장 권장)
- 오전 12:00 — 경포 아쿠아리움 관람 및 먹이주기 체험 (약 1~1시간 30분, 현금 소액 지참)
- 오후 1:30 — 초당순두부마을 점심 식사 (차로 2~3분소요, 식당 주차장 이용: 다소 복잡할 수 있음)
- 오후 3:00 —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솔숲 산책 및 스냅사진 (차로 2분, 입장 무료)
연곡해변 솔향기캠핑장, 왜 캠퍼들이 '꿈의 캠핑장'이라 부르는가
저는 8세 아이를 둔 캠퍼다 보니 강릉 숙박으로 캠핑장을 자연스럽게 고르게 됩니다. 캠핑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근처에 좋은 숙소들이 많으니 검색해서 이용하셔도 됩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캠핑장을 추천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연곡해변 솔향기캠핑장은 강릉관광개발공사(GTDC)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공 캠핑장입니다. 지자체 운영 캠핑장이라는 말이 뜻하는 건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가 사설 캠핑장과 비교도 안 될 만큼 청결하고 온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된다는 겁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공공 캠핑장에서 이 정도 시설이면 정말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 솔숲 내부로 차량 진입이 통제되어 있어 아이들이 차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출처: 강릉관광개발공사 캠핑장 공식 홈페이지).
사이트 구성은 크게 A존, B존, C존, E존으로 나뉩니다. A존은 5m×7m 대형 데크로 거실형 텐트나 대형 타프를 설치하기에 충분하며, 성수기 기준 45,000원 내외입니다. B존은 3.5m×5m 일반 데크로 돔텐트와 경량 세팅에 적합하고 성수기 32,000원 내외입니다. E존은 오토캠핑(Auto Camping) 사이트, 즉 사이트 바로 옆에 차량을 주차하고 캠핑을 즐기는 방식으로 카라반 이용자에게 맞습니다. 캠핑 장비가 없는 분들도 카라반을 이용하면 충분히 와볼 수 있어, 입문 가족들에게도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명당 자리는명당자리는 A101~A115번 라인으로, 바로 앞에 동해가 탁 트이는 오션뷰 구역입니다. 아침에 텐트 문을 열었을 때 일출이 눈앞에 펼쳐지는 경험은 한 번 해보면 잊기 어렵습니다. 가족 단위라면 A130~A140번대 주변이 화장실, 샤워장, 개수대와의 접근성이 좋아 더 실용적입니다. 다만 예약은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매달 초에 다음 달 예약이 열리는데 주말 명당자리는 말 그대로 몇 초 안에 마감됩니다. 예약 당일 오픈 시간에 맞춰 대기하는 게 필수입니다.
주의사항도 반드시 알고 가셔야 합니다. 소나무 보호와 산불 방지를 위해 숯과 장작을 이용한 화로대 사용이 전면 금지되어 있습니다. 가스버너나 가스 그릴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불멍을 기대하고 가시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또 A·B·C존은 차량이 사이트까지 진입하지 못하므로 주차 후 캠핑장 제공 수레로 짐을 직접 날라야 합니다. 짐이 많은 캠퍼라면 이 부분이 꽤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장비를 최대한 경량화해서 가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르떼뮤지엄 강릉 어린이 요금이 얼마예요?
A. 초등학생 기준 입장권은 12,000원, 음료 한 잔이 포함된 패키지권은 15,000원입니다. 2023년 이후 출생 유아는 무료이고, 강원도민은 현장 구매 시 3,000원 추가 할인이 적용됩니다. 경로, 장애인, 국가유공자, 군인 등 특별 할인 대상자는 온라인 예매가 불가하므로 반드시 매표소에서 현장 발권하셔야 합니다.
Q. 솔향기캠핑장 예약이 정말 어렵다던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매달 초 다음 달 예약이 오픈되는데, 주말 명당 자리는 수십 초 안에 마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픈 시간 전에 강릉관광개발공사 공식 캠핑 예약 사이트에 로그인 상태로 대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에 가깝습니다. 주중이나 비수기를 노리면 그나마 여유가 있습니다.
Q. 솔향기캠핑장에서 바비큐나 불멍이 가능한가요?
A. 아쉽게도 숯과 장작을 사용하는 화로대는 전면 금지입니다. 소나무 보호와 산불 방지가 이유인데, 가스버너나 가스 그릴(구이바다 등 가스 방식)은 사용 가능합니다. 불멍을 꼭 즐기고 싶으신 분이라면 이 점을 미리 감안하고 장비를 준비해 오시는 게 좋습니다.
Q. 경포 아쿠아리움이 코엑스랑 비교하면 너무 작지 않나요?
A. 규모 면에서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비해 작은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8세 아이와 가봤을 때 거북이 먹이주기, 닥터피쉬, 터치풀처럼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콘텐츠들이 잘 갖춰져 있어 아이의 만족도는 오히려 높았습니다. 아르떼뮤지엄과 도보로 바로 연결된다는 동선 편의까지 감안하면 충분히 가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Q.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은 아이랑 가면 지루하지 않나요?
A. 기념관 전시 자체가 아이에게 특별히 흥미롭지 않을 수 있지만, 생가터 뒤편 소나무 솔숲은 다릅니다. 실내 전시를 오래 보고 나온 아이들이 탁 트인 숲길을 뛰어다니며 에너지를 발산하기 좋습니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라 부담도 없고, 교과서에서 봤던 허균과 허난설헌 이야기를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들려주기에도 좋은 기회입니다.
결론
아르떼뮤지엄 강릉 → 경포 아쿠아리움 → 초당순두부 점심 →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솔숲으로 이어지는 이 루트는,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면서 실내 체험과 야외 힐링을 균형 있게 배분한 코스입니다. 2년 전 6살 아이와 처음 이 길을 걸어봤는데, 이번엔 8살이 된 아이와 다시 걸어보려 합니다. 달토끼 특별전이 또 어떤 감동을 줄지, 그때 느낀 건 이 전시가 매번 새롭다는 것이었거든요.
숙박으로는 연곡해변 솔향기캠핑장을 추천하지만, 캠핑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근처 숙소를 검색해 보셔도 충분합니다. 단, 솔향기캠핑장은 카라반도 갖춰져 있어 장비 없이도 이용 가능하니 처음 도전해보기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예약 경쟁이 치열하니 매달 초 오픈 일정을 미리 캘린더에 저장해 두세요. 강릉의 소나무 숲과 동해 바다 앞에서 보내는 하루, 8세 아이에게 꽤 오래 남을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아르떼뮤지엄 공식 홈페이지 · 강릉관광개발공사 · 솔향기캠핑장 예약